1. 행복한 수원행차길
1795년 을묘년 조선 최대의 국왕 행차가 6천여명이 넘는 수행원을 이끌고 수원으로 향하였다.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 잔치를 열어 드리고자 중요 신료들을 앞세우고, 아버지 사도세자를 모신 수원으로 향한 것이다.
오래전부터 꿈꾸고 계획하던 천년에 한번 있을 경사인 어머니 회갑잔치를 위해 여동생들과 함께 떠난 8일간의 효도 여행이었다. 이듬해 정조는 행차 길의 중요 지점마다 돌로 만든 표석을 세워, 어머니를 모시고 아버지를 찾아뵙던 기쁨의 효도 행차 길을 영원히 기억하고자 하였다.
2. 모두 함께하는 효도잔치
정조는 회갑을 맞이한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새로운 고향 수원에서 잔치를 펼쳤다. 어머니와 동갑이지만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사도세자도 이때 회갑이었기 때문이다. 정조는 부모님에게 왕실의 회갑잔치를 성대하게 열어 드렸다. 이렇게 해서라도 자신의 오랜 숙원을 풀고 싶었던 것이다.
봉수당진찬연!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는 화려하지만 격식을 갖춘 정제된 의식 속에서 정조의 지극한 정성으로 치러졌다. 그리고 이 기쁨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자 다음날 수원 노인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마련하였고, 어려운 수원 빈민들을 위해 쌀과 죽을 나누어 주었다. 이렇듯 정조가 을묘년 행차에서 수원 백성과 함께 하고자 한 효도잔치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되새겨 본다.
3. 특별한 여행의 영원한 기록
조선시대 역사는 치밀한 기록 문화의 바탕 위에 이루어졌다. 정조 역시 당대에 수많은 기록들을 남겼는데, 8일간의 을묘년 수원행차 역시 예외일 수 없었다. 행차의 모든 기록과 관련 그림을 넣어 완벽하게 만든『원행을묘정리의궤』는 최초의 활자본 의궤다. 이후 왕실 행사의 의궤 편찬에 표본이 되었다. 또한 8일간 치뤄진 수원행차의 주요 행사 장면을 채색으로 그린 <화성원행도> 8폭 병풍도 전하고 있어 당시 상황을 생생히 살펴볼 수 있다. 을묘년 수원행차의 의궤와 채색 그림은 천년에 한번 있을 특별한 효도여행에 대한 기억을 영원히 전하고 있다.
4. 8일간의 효도여행 추억
정조가 1795년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수원으로 떠났던 8일간의 효도여행 주요 장면을『원행을묘정리의궤』와 <화성원행도>를 토대로 새롭게 재현한 디지털 실감영상을 감상한다. 추억의 사진첩을 넘겨보듯이, 230년 전 떠들썩했던 그날의 회갑잔치 분위기와 함께 참석한 많은 사람들이 기뻐하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떠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