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정조대왕이 수원을 유수부로 승격시킨 지 23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유수부는 도성
都城 방어를 위해 중요 군사 거점 도시에 설치한 특별 행정 기구로서 경기도의 개성, 강화,
광주 그리고 수원에만 설치되었습니다. 1793년 유수부로 승격된 후부터 수원은 경기도의
으뜸 도시로 크게 발전하여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계절의 여왕 5월에, 이를 기념하고자 정2품 수원유수의 위풍당당한 부임 행렬이 그려진 병
풍을 비롯해 관련 유물을 소개하는 전시를 마련하였
전시내용
01. 수원유수부 설치
1793년 1월 정조는 사도세자의 묘소인 현륭원 참배를 위해 수원으로 행차하였고, 이때 수
원도호부를 특별히 유수부로 승격시키라는 명령을 내렸다. 또 수원유수는 장용외사와 행궁
정리사를 겸하게 하였고, 판관을 두어 유수를 보좌하게 하는 직제 개편도 단행하였다. 특히
수원유수는 대신大臣이나 무장武將 중에서 특지特旨에 의해 임명하도록 정해 수원유수의 중
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였다. 이로써 수원유수는 다른 유수들보다 한 품계 높은 정2품의
관직이 되었고 수원의 위상은 한층 높아졌다. 정조는 초대 수원유수로 좌의정을 지낸 채제
공을 특별히 임명해 신설된 수원유수부의 기틀을 다지게 하였고, 수원화성 축성 등 큰 과업
을 앞두고는 어영대장을 지낸 조심태를 제3대 수원유수로 삼아 그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게
하여 수원유수부의 성장과 발전의 토대를 닦았다.
02. 지방관 부임과 환영행사
조선시대 관료들에게 지방관 부임은 평생 기억될 만큼 매우 특별한 일이었다. 그래서 출생
부터 죽음까지 생애의 중요 장면을 8폭으로 그린 평생도에는 지방관 부임 장면이 빠짐없이
등장한다. 부임 지역을 배경 삼은 지방관의 부임 행렬과 관련 행사 등을 사실적으로 기록한
그림이 지금까지 다수 전한다. 각종 깃발과 무기, 악기와 의장물 등을 앞세운 지방관의 행
렬은 18세기 후반 정조시대에 정형화되었는데 풍속화 영향을 받아 구경하는 백성과 그들의
다양한 모습도 자주 등장한다. 이러한 그림 장면들을 통해 지방관의 지위와 역할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최고의 지방관으로 꼽는 평안감사의 부임과 화려한 환영잔치 등이 묘사된 그
림에서는 당시 사람들의 인생관과 출세관을 짐작해 볼 수 있어 흥미롭다.
03. 수원유수의 부임과 군사훈련
19세기에 그려진 <화성전도> 12폭에는 조선후기 행정적‧군사적 요충지로 부각된 수원유수
부를 배경으로 각종 의장물을 앞세운 수원유수의 부임 행렬과 군사훈련 장면 등이 담겨 있
다. 대개 지방관 부임과 관련한 행사로 환영잔치가 등장하는데 반해 <화성전도>는 유수부
곳곳에서 펼쳐진 군사훈련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점이 매우 독특하여 주목된다. 장용외영이
주둔한 군사도시로서 임금의 행차가 잦았던 수원유수부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 장면이라
고 생각된다. 수원유수부에서 최고 지휘권을 행사한 수원유수는 임금의 행차로 인한 각종
행사와 수원화성 축성이라는 국가적 대업을 현장에서 직접 지휘하고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
의 자리였다. 정조 이후의 임금들도 수원행차를 멈추지 않았기에 수원유수의 특별 임무는
1895년 수원유수부가 폐지되는 그날까지 지속되었다.